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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는 만년필 관리법 총정리 잉크, 세척, 보관

by 아른이 2025. 9. 21.

만년필은 올바르게 관리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섬세한 필기구입니다. 특히 입문자에게는 잉크 선택, 세척 주기, 보관 방법 등 기본적인 관리법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처음 만년필을 사용하는 분들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실용적인 관리 노하우를 잉크, 세척, 보관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정리해드립니다.

잉크: 처음엔 어떤 잉크가 좋을까?

처음 만년필을 쓸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잉크입니다. 만년필 잉크는 크게 염료(Dye), 안료(Pigment), 철분(gall) 성분 기반으로 나뉘며,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문자에게는 염료 기반 잉크를 추천합니다. 색상 선택의 폭이 넓고, 흐름이 부드러우며 펜 내부에 찌꺼기가 잘 생기지 않아 관리가 쉽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파일롯의 ‘이로시즈쿠’, 플래티넘의 ‘믹서블 잉크’, 세일러의 ‘진쿠’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안료 잉크는 방수력과 문서 보존성은 뛰어나지만, 내부에서 마르는 속도가 빨라 초보자에겐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철분 잉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해지는 매력이 있지만, 관리가 까다롭고 펜 내부 부식 위험이 있어 고급자용입니다. 또한, 같은 브랜드의 잉크와 펜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제조사에 따라 미세한 설계 차이가 있어, 브랜드 간 호환 시 잉크 흐름 문제나 누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색상은 블랙, 블루블랙, 네이비 등 기본색으로 시작하고, 이후 그린, 브라운, 와인 등 다양한 컬러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병잉크를 사용할 경우 컨버터 방식을 활용해야 하며, 이때 병 입구가 넓은 잉크를 선택하면 흡입이 수월합니다.

세척: 만년필은 어떻게 청소할까?

만년필은 일정 주기로 청소를 해줘야 잉크 흐름이 막히지 않고, 필기감이 유지됩니다. 특히 색상 변경 시나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세척이 필수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세척 방법은 물 세척입니다. 펜촉과 피드를 분리하거나(불가능한 경우 전체 바디를 유지한 채), 잉크가 들어가는 경로에 미온수나 증류수를 여러 차례 흘려보냅니다. 색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반복하고, 이후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컨버터나 카트리지는 따로 분리해 흐르는 물에 헹구고, 컨버터의 경우 물을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면서 내부까지 깨끗이 청소합니다. 비눗물이나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잔류 성분이 펜 내부에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오랫동안 굳은 잉크가 있을 경우엔 전용 세척액을 사용해 1~2시간 담갔다가 헹구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척 후에는 종이타월 위에 세워 놓고 건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단, 직사광선이나 드라이기 사용은 금물이며,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하루 정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청소 주기는 1~2달에 한 번, 또는 잉크를 새로 넣을 때마다로 설정하면 펜 수명을 늘릴 수 있습니다. 잉크가 마르기 쉬운 겨울철에는 더 자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 만년필은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할까?

많은 입문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보관 방법입니다. 만년필은 구조상 잉크가 펜 내부에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보관 상태가 필기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본 원칙은 수직 보관, 펜촉 위로입니다. 이렇게 하면 중력에 의해 잉크가 아래로 몰리지 않아 흐름 과다나 잉크 새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펜촉을 위로 향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고온·저온·직사광선은 피해야 합니다. 고온에서는 잉크가 기화되고, 저온에서는 잉크 점도가 높아져 흐름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서늘하고 건조한 실내, 특히 문구함 안이나 펜 전용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면 가장 좋습니다. 만년필을 자주 사용한다면 펜꽂이에 수평으로 놓는 것도 괜찮지만, 장시간 보관 시에는 반드시 캡을 닫고 수직 상태를 유지하세요. 캡 내부 구조도 중요합니다. 일부 브랜드는 내부에 습기 유지 패드를 넣어 잉크 마름을 방지하는 설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보관 시 이런 제품은 뚜껑을 완전히 닫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입니다. 여행 중이나 외출 시에는 잉크를 가득 채우기보다 70%만 채워 압력 변화로 인한 누수를 방지하는 것이 팁입니다. 또한, 기내용으로 운반 시에는 반드시 펜촉이 위를 향하도록 세워서 보관하세요.

만년필은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하면 오랫동안 쾌적한 필기감을 유지할 수 있는 멋진 도구입니다. 올바른 잉크 선택, 정기적인 세척, 적절한 보관 습관만 익혀도 입문자는 전문가 못지않게 만년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첫 만년필을 오래오래 사랑하며 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관리해보세요.